메니에르(외 이명, 어지럼증)에 대한 이야기

2022. 6. 15. 15:17하루 이야기/나는

부산에서 자취하던 시절, 참 힘들었었다.



2년전쯤 공장에 다니고 있을 적에 어지럼증과
빈혈 증상같은 것이 있어 이비인후과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비슷한 증상이라면 기립성 저혈압 같은 것이랄까..
병원에선 메니에르가 의심된다며
어지럼증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얘기해주었는데
해당 검사 비용은 10만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검사 결과는 평행 감각이 남들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결과로
약을 처방받으면서 앞으로 식단을 매우 싱겁게
그리고 커피같은 음식이나 단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고
얘기해 주었다 나는 무슨 큰 병에 걸린 줄 알고 충격에 빠졌었는데
심지어 진단도 아니고 의심이라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하니 어머니께서 바로 병원에 전화해
따져묻다가 식이 조절을 좀 더 완화하는 식으로 협의를
했는데 사실 그런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은 더이상 계속할 수가 없었다
기계 장비를 다루는 일이라 거기서 쓰러진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대형 사고, 내 자신도 안전할 수가
없을테니까
일을 그만두고서도 다른 일을 찾아가며 약을 꾸준히
복용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했는데 뚜렷한 대안이 아닌
약을 먹어야 한다는 입장 때문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일부 카페나 진단받은
사람들의 증상에 비하면 무척 경미하고 비슷하지만 무언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어지럼증과 빈혈 같은 이 현상은 꽤 오래된 것 같다
가장 처음에 겪은 건 중학교 시절이었던가
그렇다고 하여 이 의심증을 10년 넘게 앓았다는 것도
뭔가 애매하고 어찌저찌 이렇게 살아왔다는 건
소설이 아닌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지게 되어 약도 종류별로 꽤나
다양하게 먹어보았지만 그렇다 할 호전은 없었다
한약도 양약도 주사도 물리치료법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한방에서는 등에다가 무슨 약침도 넣어보고
*침 맞는 거? 그건 기본이다 3일인가마다 십수바늘을 꽂았다
일반 병원에서는 엉덩이에 무슨 주사를 맞고
무슨 열을 발산하는 기계를 귀에 대고 있는 치료도 했었다
아~~~무 발전도 진행도 없었다
그나마 좀 나아진 것 같다 느끼면 리플라시보였을거다
특히나 이 증상에 관련된 약을 먹으면 졸음이 어찌나
심하던지 종일 잠을 자기도 할 정도였다
일상 생활을 하려면 이걸 먹으면서 졸음을 이겨내야 할
정도였다 애초에 말이 안되는 치료며 완화를 빙자한
고통의 연속인 것이다

생활고에 시달려질때 다시금 공장에 들어갔을땐
정말 극한으로 몸이 경고한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무시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급기야 한 번 쓰러지는 일을
겪고선 다시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정말 어려운 순간이 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되겠는가
죽으려고 마음 먹는 것이 아니면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공장 일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처우가 불리해도 아르바이트보단 상위 호환에 가까운
안정성과 노동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 시간이 매우 길고 늘 최저에 맞춰져 있으며
시급이 오르면 성과급을 내리는 훌륭한 전략을 구사하는
임원들이 언제나 현실성을 가장한 고퀄리티 노예게임을
4D급으로 체험시켜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토록 다양한 약을 먹으면서 희망을 노래하던 의학 박사의
입에서도 대학 병원을 가보라는 얘기에 한 대학 병원을
찾아가보았는데 정말 최악이었다

일단 대학 병원 진료부터가 쉽지 않은 모험이었다
시간을 내는 것도 힘들고 한 번에 끝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의뢰서 -> 진료 예약 -> 진료 후 검사 예약'
이렇게 마치면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잊고 있던 빡침 다시 등즈앙




메니에르를 본격적으로 상대해보고자 하니
금액이 60만원이 넘었는데 정말 재미있던 내용은
내가 했던 어지럼증 검사는 기초 중의 기초 검사였으며
메니에르라는 검사 항목이 있다는 것을
대학병원에 와서야 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있다고 해도 내가 있는 곳에선 메니에르 검사를 할
병원이 없어서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60만원을 납부하고서 그 날은 약을 먹지 말고서
방문해서 검사하기로 했는데
유난히 그런 날은 또 다른 날보다 어지럼증이 상대적으로
덜하였던 것이다 이유를 알고 싶을 정도다

대학병원에 방문할 때
내가 먼저 복용했단 약이나 진료 내용
그 이후 그간의 증상이나 이런걸 적은 내용을
패드에 적어 가져갔는데
한번 슥 보고 넘겨버렸다

하지만 그 과정을 누구도 머리가 겁나좋으신 분들이라
그걸 무슨 컴퓨터처럼 읽어내거나 예측하고서 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적힌 내용을 읽지도 않고 묻는 부분이 있었기에~
10분 진료도 아니고 ㅋㅋ

이때 꼼꼼하게 알아가는 것이 때론 필요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메모하는 습관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이 대학 병원이나 혹은 이 교수가 이상한 것일테니

그렇게 찝찝하게 지나간 후
검사 당일~

물 넣고 바람 넣고
어두운 좁은 장소 중간에 의자 타고
이리저리 돌려도 보고~
무슨 판에 올라서서 중심도 잡아보고 정말 실낱같은 근거라도 되어주길 바랬던 검사
이제는 좀 끝내자!! 라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부은
내 2돈짜리 검사 비용!

결과는? 정상 ~ 아무 이상이 없다는 내용!
모든 일반 병원에서 메니에르 의심을 가르켰지만!
정상으로 끝! 당연히 애초에 불만족스러웠던 진료 과정을 뛰어넘어
마무리 결론까지 어처구니가 없었기에
앞으로 이 병원은 손절하기로 마음 먹게 된다
*의료 사본도 다 받아왔다 억울해서

60만원을 홀라당 까먹은 기억은 건강은 스트레스에서
온다는 것과 내가 챙겨야 함을 다시 한 번 기억시켜준다
더이상 약을 먹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정상이라고 하는 것에 무슨 약이 필요하겠는가?
대체 무엇 때문에 내성때문에 그토록 싫다고 했던
양약을 억지로 먹은 것인지 어느 녀석이 사이비짓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다 같은 의사로서 대학 병원 교수 양반을 제외한
모두가 메니에르 의심이라 가르켰다
하지만 그건 메니에르라 부를 수가 없었다
나는 정말 메니에르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증상을 알 수 없는 존재..
그나마 말인지 된장인지 편두통성 어지럼증을 외치면서
대학병원 방문을 마무리 지었는데 그 병원에서의
메니에르 전문의는 따로 있었다는 사실!
내가 진료 본 교수는 난청 전문이였는데
진료 경험을 빗대보니 그쪽 분야도 별 기대가 안된다
메니에르도 난청과 연관이 멀지는 않게 때문이다

원하는 거 많이 먹고 살즈아~ 그러기 위해 평소엔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라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쪽집게처럼 잡아 치료 방법과 노하우, 개인이 어떻게
관리하고 견지해 나가야 할지 간추려
의료인다운 설명을 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대학병원의 품격은
그냥 하위 기관에서 올라온 내용을 보고
검사 후에 결과보고 읽어주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대학 병원은 첫 진료부터 판별할 수 있다면
돈 들어가는 예약부턴 그냥 병원을 바꾸길 권한다
어쨌든 지금 내 상황은 메니에르 관련으로
병원을 가지 않은지 꽤 되었다
그럼 정상이냐고? 해피트리버의 오늘날도 흔히 어지럼증과 빈혈을 겪지만
그것이 심해지는 빈도는 과로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업무도 강도가 낮은 것들로 맞춰서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부담도 덜했다 이명?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산다
신경을 덜 쓴다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어떤 유명 의학 교수는 병을 안걸리는 방법을 찾는게 아니라
병이 찾아올때 지혜롭게 공존하는 법을 알아야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병을 모르거나 너무 지독하게 앓는 사람에겐
말장난에 들릴지 모르지만

진심으로 병을 마주해본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선구적인 답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병에 걸린다 하지만 너무 오버할 필요도
방치해서도 안되는 것에 건강이라는 것 우리 자신을 관리하는 것에 모든 흐름이 따른다는 것을
안다면 건강 외에도 다른 것들도 같이 배운다는 것을
잊지말길 바란다
이러고 살다보니 처음 아프던 시절에 비해
생활 양식도 많이 바뀌고 건강도 찾아보게 된다

즐겨 먹던 것은 줄이고
먹기 귀찮던 것들은 꼭 한 번씩은 먹어주고
귀찮아도 바꿀 수 있는 것들은 한 번 더 의지를 가지고 실행
가장 큰 건강의 변화는 내 의지에서 시작되며
늘 마음을 비춰보고 돌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무병장수는 필요없다
내 마지막 길에 왔을 때
스스로를 뿌듯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삶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