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13, 이 정도면 화려한 휴가?

2022. 6. 13. 14:45하루 이야기/오늘

 

고속버스터미널




지난 4일 동안의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첫 날은 이천 터미널에서 남부 터미널로 가는 표를 찾았으나
이천에는 동서울과, 경부선(고속 터미널)로 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에 당황하고 말았다

약속지를 이미 남부 터미널로 잡아 당황하던 찰나
자포자기하며 고속 터미널 위치를 찾아보니 남부 터미널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 속으로 안내원이 역으로 한 정거장 차이라던지 같은 팁을 줬다면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이번 휴가는 오랜만의 휴가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의 생일이 포함되어 있기에
장기체류 중인(?) 포장된 에어팟 맥스를 종이 가방이 손에 들린채 목적지로 향했다
물론 나는 대충 보이는 곳 물품 보관소에 짐과 종이 가방을 고이 숨겨두고(?)
허접한 이벤트 계획을 곧 세운다

그 후 서로의 위치를 이야기하며 가까워져가던 도중
첫 만남부터 다툼이 생겼다(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 핑곗거리가 되어 한동안 다운된 척을 보이며
이번 계획을 만드느라 나도 많이 피곤했노라 계획 다 그만하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며 칭얼거렸다

왜이리 비어보일까




독자분들이라면 진작에 버리고 갔을(?) 저품질 이벤트에도 사과하며
내가 먼저 만들어둔 계획에 따라 잘 돌아다녀주었다
화가 나서 짐을 버렸다는 둥 대충 둘러대고
카페에선 이번 선물 계획을 잊어먹었다는 말을 했다
음 이렇게 적고보니 너무 심했던 것 같다

이때부터 본격 표정 관리가 다 사라지더니 서운한 감정이 가득 쏟아졌다
난 또 그걸 영상으로 촬영하고(이쯤되면 나 정상이 아닌데)
미안하다며 지금이라도 주문해주겠다는 둥 사실은 경제사정이 어쩌고저쩌고
싸구려 드립은 다 가져다 쓴 느낌

카페에서 커피 맛이 시원찮았는지 연신 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해피트리버는 곧 물품 보관소쪽으로 차버린 짐들을 찾으러 가야한다고 재촉했다
이때부터 보관소가 아닌 진짜 버렸다고 생각하는지 걱정이 커보였다
머리카락은 안빠졌으려나(에라잇 나쁜노옴)

이것이 진짜 아날로그 배경!



생각보다 내가 보관했던 위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사방면으로 사진까지 찍어놓았는데 생각보다 여러 곳이 있었던 것이다
의외로 넓기까지 한데 두리번 거리며 다니니 의심쩍어보여하는 것 같은 느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아닌 척 하느라고 진땀을 빼내었다

위치를 찾고선 자연스레(내 딴에는) 내가 보관해둔 보관소에 도착
여기에 있는거 아니냐고 묻더니 잘 모르겠다고 말한 뒤
한 번 눌러보겠다고 말하며 짐을 꺼내었다
이때부터 어이가 없다는듯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한 것 같다

케이크를 사들고 호텔로 출발했다
4성급 호텔로 나름 거기에선 전망이 좋아보였다
날이 덥다보니 더워하긴 했어도 웃으면서 잘 따라와주던 것은
그래도 애쓴 계획을 망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리라

종이가방의 정체를 몇 번 묻긴 했으나 별거 아니라며
(대신 저가형 헤드폰이라고 둘러대니 잘 먹혔다)알려주지 않았다

자연광이 잘 비치도록 드러낸 뒤 케이크를 올려두고
생일 축하를 해주었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에 이 사람을 만나길 참 잘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서운한 모습이 분명 있었겠지만 나는 고마움을 더 크게 느낀 모습만 보였던 것 같다
이후 '선물 증정식이 있겠습니다'

애플 제품의 특성은 포장이 되게 섬세하게 되어있어
개봉(흔히 언박싱이라고 하던가)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기에
개봉에서 어려움을 겪자, 위치를 알려주었고
저가 헤드폰치곤 깔끔한 포장 디자인에 조심스레 뜯어가는데

서프라이~즈


와서 말 걸어줄줄 알고 하도 멍때리고 있다가 주문하니 미안하다며 와인을 좀 더 채워주셨다 의외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 같다



그 이후론 저녁 식사로 스테이크, 와인
그 다음날은 미역국 끓인 밥상도 차려주고

오버워치의 또 다른 재미는 유즈맵에 있다. 농장 게임이 제일 재미있다!!




평소에 좋아하시던 오버워치도 정말 질리도록 했다
덕분에 나는 쥐약이였던 한조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익숙치 않은 인덕션에 물이 넘치길레 국자로 물을 걷어내고 난리였다 결론은 싱거워서 2회차에 간을 추가 패치



연애를 하면서
이렇게 계획하고 준비해본 기억 중에서도
세세하게 다뤄본 경험은 거의 없던 것 같다

마음을 쓰고 준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믿고 신뢰한다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도 있다


케이크를 두 번이나 먹다니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나를 보고 걸어와준
사랑하는 이의 생일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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